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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백전백승'은 손자병법에 없는 말이다

손자가 실제로 쓴 말은 조금 달랐어요

읽는 데 약 4분 아이모토
'지피지기 백전백승'은 손자병법에 없는 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들 하는데, 손자병법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원문에는 없는 네 글자

'지피지기 백전백승'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병법 구절입니다. 그런데 손자병법 원문에는 이 말이 없습니다.

모공(謀攻)편의 원문은 知彼知己 百戰不殆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승리가 아니라 위태롭지 않음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같은 편에 이런 문장이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손자는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부정적인 맥락에서 썼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 모공편 · 知彼知己 百戰不殆

원문은 '知彼知己 百戰不殆'.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에요. 이긴다가 아니라 안 위험하다입니다.

2번째 카드
2번째 카드

무엇이 달라질까요

흔히 쓰는 말백전백승 —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
원문백전불태 —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한 글자 차이 같지만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손자는 같은 편에서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라고도 했거든요. 그가 말한 최고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한 글자 차이 — 무엇이 달라질까요
한 글자 차이 — 무엇이 달라질까요

이기려는 쪽과 안 지려는 쪽

백전백승으로 읽으면

  • 경쟁사를 본다
  • 이길 계획을 세운다
  • 질 경우는 안 본다
  • 한 번에 무너져요

백전불태로 읽으면

  • 우리를 먼저 본다
  • 무너질 지점을 찾는다
  • 그 지점을 막는다
  • 오래 남아요

손자가 최선으로 본 것은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은 국가 재정과 인명을 소모하는 일이고, 백 번 싸워 백 번 이겨도 나라가 지친다는 게 그의 관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피지기'의 목적도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게 아닙니다. 싸워도 되는 상황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이길 수 있는 싸움과 없는 싸움이 구분되고, 없는 싸움은 안 하면 됩니다.

번역 한 단어가 바뀌면서 방향이 반대가 됐습니다. '이기는 법'으로 읽으면 경쟁사를 이길 계획을 세우게 되고, '안 지는 법'으로 읽으면 우리가 어디서 무너질 수 있는지를 먼저 보게 됩니다.

경쟁사를 이기는 계획보다, 우리가 어디서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아는 쪽이 먼저입니다.

경쟁 전략에 옮기면

경쟁사 분석 자료를 만들 때 흔한 구성이 있습니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지점. 대부분 상대 쪽에 대한 정보입니다.

'지기' 쪽은 대개 얇습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어디부터인지, 그 지점이 실제로 얼마나 버티는지를 적어둔 회사는 드뭅니다. 매출이 특정 고객에 몰려 있는지, 핵심 인력이 한 명뿐인지, 현금이 몇 달치인지 같은 것들이요.

실용적인 시작은 우리가 무너지면 어디부터인지 한 줄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대개 답이 금방 나오고, 그게 나오면 무엇을 먼저 손봐야 할지도 정해집니다.

그리고 경쟁사 분석보다 이쪽이 먼저입니다. 상대를 이기는 계획은 우리가 버틸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조심할 것

'안 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수비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손자도 유리한 조건에서는 과감하게 움직이라고 썼습니다. 위태롭지 않다는 건 무모하지 않다는 뜻이지 소극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고 손자병법은 2500년 전 국가 간 전쟁을 다룬 책입니다. 경영서로 읽을 때는 유추가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봐야 합니다. 기업 경쟁은 대개 제로섬이 아니고, 상대를 굴복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지피'가 지나쳐 경쟁사만 보다가 고객을 놓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실제로 돈을 주는 쪽은 경쟁사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그럼 뭘 봐야 할까요

  1. 우리가 무너지면 어디부터인지 한 줄로 적기
  2. 그 지점이 실제로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하기
  3. 경쟁사 분석보다 우리 약한 곳 먼저 보기

한 글자 차이 같지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이기는 법을 찾기 전에 어디서 무너지는지부터 보는 게 손자의 순서였습니다.

이어서 읽기 — 모두가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자신은 그대로다 — 톨스토이

출처 손자병법 모공(謀攻)편. 원문 '知彼知己 百戰不殆'. 널리 쓰이는 '백전백승'은 원문에 없다. 같은 편에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가 따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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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무엇이 달라질까요?
백전백승 —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백전불태 —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가 최선으로 본 것은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은 국가 재정과 인명을 소모하는 일이고, 백 번 싸워 백 번 이겨도 나라가 지친다는 게 그의 관점이었습니다.
손자병법이란 무엇인가요?
'지피지기 백전백승'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병법 구절입니다. 그런데 손자병법 원문에는 이 말이 없습니다. 모공(謀攻)편의 원문은 知彼知己 百戰不殆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승리가 아니라 위태롭지 않음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같은 편에 이런 문장이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손자병법의 근거가 되는 연구나 출처는 무엇인가요?
손자병법 모공(謀攻)편. 원문 '知彼知己 百戰不殆'. 널리 쓰이는 '백전백승'은 원문에 없다. 같은 편에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가 따로 나온다.
손자병법, 우리 회사에서는 무엇부터 해보면 될까요?
우리가 무너지면 어디부터인지 한 줄로 적기 / 그 지점이 실제로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하기 / 경쟁사 분석보다 우리 약한 곳 먼저 보기. 경쟁사 분석 자료를 만들 때 흔한 구성이 있습니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지점. 대부분 상대 쪽에 대한 정보입니다.
손자병법을 적용할 때 조심할 점은 무엇인가요?
'안 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수비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손자도 유리한 조건에서는 과감하게 움직이라고 썼습니다. 위태롭지 않다는 건 무모하지 않다는 뜻이지 소극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고 손자병법은 2500년 전 국가 간 전쟁을 다룬 책입니다. 경영서로 읽을 때는 유추가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봐야 합니다. 기업 경쟁은 대개 제로섬이 아니고, 상대를 굴복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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