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은 습관이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 아니다
그런데 뜻은 크게 틀리지 않았어요
"우리는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의 결과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우리는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의 결과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자기계발서와 강연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널리 인용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쓴 적이 없습니다. 이 문장은 1926년 미국 저술가 윌 듀런트가 『철학 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소개하며 자기 말로 요약한 것입니다.
팩트체크 매체 스놉스와 체크유어팩트가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비슷한 취지의 논의는 있지만, 인용되는 형태의 문장은 듀런트의 것입니다.
우리는 반복하는 것의 결과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윌 듀런트 「철학 이야기」 1926
아리스토텔레스 말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쓴 적이 없습니다.

누가 한 말일까요
1926년 윌 듀런트가 「철학 이야기」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소개하며 자기 문장으로 요약한 겁니다. 유명한 쪽 이름이 붙으면서 그대로 굳었고요.

이름이 붙으면 말이 무거워져요
듀런트 이름으로
- 20세기 미국 저술가
- 요약한 문장
- 가볍게 읽힘
- 잘 안 퍼져요
아리스토텔레스 이름으로
- 2천 년 전 철학자
- 원전의 문장처럼
- 무겁게 읽힘
- 빠르게 퍼져요
흥미로운 건 뜻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제로 덕이 반복된 행위를 통해 몸에 밴다고 봤습니다. 듀런트의 요약은 그 취지를 정확히 잡았습니다.
그럼 왜 이름이 바뀌었을까요. 원문보다 요약이 잘 읽히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문은 길고 조건이 붙어 있는데, 듀런트의 문장은 짧고 대칭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름이 붙으면 말이 무거워집니다. 20세기 미국 저술가의 요약보다 2천 년 전 철학자의 문장이 훨씬 강하게 들립니다. 인용이 반복되면서 무거운 쪽으로 이름이 옮겨간 겁니다.
재밌는 건 뜻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덕은 반복된 행위로 몸에 밴다고 했으니까요. 요약이 원문보다 잘 읽혀서 살아남은 셈입니다.
인용하기 전에 확인하는 법
제안서나 콘텐츠에 명언을 넣을 때 세 가지만 확인하면 대부분 걸러집니다.
첫째, 어느 책 몇 장인지 특정되는가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기를'로만 도는 문장은 대개 출처가 없습니다. 원전과 위치가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유명인 이름만 붙어 도는 말인지 검색해봅니다. 영어 원문으로 검색하면 팩트체크 결과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인슈타인, 링컨, 처칠, 마크 트웨인 이름이 붙은 명언은 특히 오귀속이 많습니다.
셋째, 확인이 안 되면 인용 대신 내 말로 쓰는 것입니다. 권위를 빌리지 않아도 내용이 좋으면 통합니다. 오히려 잘못된 인용이 발견되면 나머지 내용의 신뢰까지 흔들립니다.
다만 조심할 것
오귀속이라고 해서 그 문장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듀런트의 요약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잘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출처 표기입니다.
그래서 쓰고 싶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윌 듀런트가 아리스토텔레스를 요약한 문장'이라고 정확히 적으면 됩니다. 이렇게 쓰면 오히려 확인하고 썼다는 신호가 됩니다.
그리고 모든 인용을 원전까지 추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널리 쓰이는 문장 중 유명한 오귀속 몇 개만 알아둬도 큰 실수는 피할 수 있습니다.
이건 확인해보세요
- 어느 책 몇 장인지 특정되는지 보기
- 유명인 이름만 붙어 도는 말인지 검색해보기
- 확인이 안 되면 인용 대신 내 말로 쓰기
내용이 맞아도 출처가 틀리면 신뢰가 깎입니다. 확인하는 데는 몇 분이면 됩니다.
이어서 읽기 — 모두가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자신은 그대로다 — 톨스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