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유지보수, 어디까지가 포함인가
다툼은 대부분 이 한 줄이 없어서 생깁니다
"무상 유지보수 1년 해드립니다." 계약서에 자주 보이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한 줄로 정해지는 건 기간뿐이에요.
같은 말을 서로 다르게 듣는다
발주처는 "1년 동안 웬만한 건 다 봐주겠구나"로 듣습니다. 제작사는 "우리가 만든 게 고장 나면 고쳐주겠다"는 뜻으로 씁니다. 둘 다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픈 3개월 뒤에 부딪힙니다.
실제로 유지보수를 둘러싼 다툼은 금액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대부분 포함인지 아닌지를 정해두지 않아서예요. 그래서 계약서에 필요한 건 긴 조항이 아니라 짧은 예시 몇 줄입니다.
경계는 이 기준으로 갈린다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계약 당시 합의한 대로 작동하느냐요. 이 기준을 잡으면 대부분의 요청이 자동으로 분류됩니다.
| 요청 | 분류 | 이유 |
|---|---|---|
| 문의 폼이 안 보내진다 | 오류 수정 | 합의한 동작이 안 된다 |
| 특정 브라우저에서 화면이 깨진다 | 오류 수정 | 대응 범위에 들어 있다 |
| 문의 폼에 항목을 하나 더 받고 싶다 | 추가 작업 | 없던 요구사항이다 |
| 메인 배너 문구와 사진 교체 | 계약에 따라 | 관리자에서 되면 직접, 아니면 작업 |
| 페이지를 새로 만든다 | 추가 작업 | 분량이 늘어난다 |
애매한 요청은 미리 정하기보다 판단하는 방법을 정해두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모든 경우를 다 적을 수는 없으니까요. 요청이 왔을 때 "합의한 동작인가, 새 요구사항인가"를 먼저 묻기로 해두면 대화가 짧아집니다.
네 번째 줄이 제일 자주 걸립니다. 관리자에서 직접 고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두면, 유지보수 요청 자체가 확 줄어듭니다.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응답 시간
1년이냐 6개월이냐보다 실제로 체감되는 건 연락하면 언제 답이 오느냐입니다. 결제가 멈췄는데 사흘 뒤에 답이 오면 기간이 3년이어도 의미가 없어요.
응답 시간은 업체 규모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담당자 한 명이 붙어 있는 곳은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멈추고, 팀으로 받는 곳은 조금 느려도 끊기지 않아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이트가 멈췄을 때 회사가 입는 손해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계약 때 물어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접수는 어디로 하는지, 그리고 긴급한 건은 몇 시간 안에 회신되는지. 전화 한 통으로 되는지 이메일로만 되는지도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 접수 창구 — 전화·이메일·전용 게시판 중 무엇인가
- 일반 건 회신 시간 — 영업일 기준 몇 시간인가
- 장애 건 대응 — 사이트가 멈췄을 때 기준이 따로 있는가
호스팅과 보안은 별개로 본다
유지보수는 사람이 손대는 작업의 값입니다. 반면 호스팅 요금, 도메인 갱신비, SSL 인증서는 실비라 보통 따로 나갑니다. 이걸 섞어서 이해하면 오픈 다음 해에 서로 당황해요.
호스팅은 사양도 같이 확인해두세요. 방문이 늘거나 영상을 많이 올리면 처음 잡은 사양으로는 느려집니다. 이때 옮기는 작업이 유지보수인지 별도인지도 애매한 구간이라, 사양 변경 시 어떻게 할지를 한 줄 적어두면 편합니다.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누가 챙기느냐입니다. 도메인 만료일을 서로 미루다가 사이트가 며칠 내려가는 사고가 꽤 자주 일어납니다. 갱신 담당을 한 줄로 정해두세요.
보안은 더 조심할 항목입니다. 사이트가 쓰는 프로그램에 취약점이 발견되면 패치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게 포함인지 별도인지 안 적혀 있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 됩니다. 문의 폼으로 고객 연락처를 받고 있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정액과 건별, 어느 쪽이 맞나
둘 다 합리적인 방식이고 상황이 다를 뿐입니다. 고르는 기준은 간단해요. 지난 1년에 몇 번 요청했는지 세어보면 됩니다.
건별이 유리한 경우
- 1년에 한두 번 손댄다
- 내용이 거의 안 바뀐다
- 관리자에서 대부분 해결된다
정액이 유리한 경우
- 매달 콘텐츠가 바뀐다
- 캠페인·이벤트가 잦다
- 장애 대응 속도가 중요하다
세어보면 대개 예상과 다릅니다. "자주 고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1년에 세 번뿐이거나, 반대로 사소한 요청이 매달 있었던 걸 모르고 있었거나요. 느낌 대신 기록으로 정하면 두 방식 다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정액을 고를 때는 월 몇 건 또는 몇 시간까지인지를 함께 적으세요. 무제한이라는 말은 지켜지기 어렵고, 지켜지지 않으면 결국 서로 눈치를 보게 됩니다.

나중에 옮길 것을 미리 적어둔다
지금 좋은 업체라도 몇 년 뒤 상황은 모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두 줄만 넣어두면 나중에 협상이 필요 없어져요.
- 소스 코드와 데이터베이스를 요청 시 넘긴다
- 도메인과 호스팅 계정의 소유자는 발주 기업 명의로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있으면 좋은 게 인수인계 자료입니다. 관리자 계정 목록, 외부 서비스 연동 정보, 화면 구조를 정리한 문서요. 나중에 누가 맡든 처음부터 뜯어보지 않아도 되게 남겨두는 겁니다.
특히 두 번째가 중요합니다. 소유권이 제작사 이름으로 돼 있으면 업체를 옮기는 것 자체가 권리가 아니라 부탁이 됩니다. 대부분의 업체는 이 조항에 흔쾌히 동의하고, 꺼리는 곳이라면 그 자체가 정보입니다.
계약이 끝난 뒤에 이 이야기를 꺼내면 늦습니다. 이미 사이트는 그쪽 손에 있고, 협상할 카드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두 줄은 가장 사이가 좋을 때 적어두는 게 맞습니다.
정리하면 유지보수에서 확인할 것은 네 가지예요. 포함과 제외의 경계, 응답 시간, 호스팅과 보안의 담당, 그리고 이전 조건. 계약 전에 이 네 줄을 받아두면 나머지는 대개 잘 굴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