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조직

예상은 34일, 실제는 56일이었다

자기가 상상한 최악보다도 더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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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34일, 실제는 56일이었다

"이번엔 2주면 됩니다." 지난번에도 2주라고 했습니다. 실제로는 5주가 걸렸고요. 그런데도 이번엔 2주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논문 마감을 물어봤더니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는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1979년에 이름 붙인 현상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할 일에 걸리는 시간을 반복해서 낮게 잡아요.

널리 인용되는 실험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물었어요. 평균 예상은 34일이었습니다. '모든 게 순조롭다면'과 '최악의 경우'도 함께 물었는데, 최악의 경우 예상은 49일이었고요.

  • 34일학생들이 예상한 평균
  • 49일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예상
  • 56일실제로 걸린 평균

실제로 걸린 시간은 평균 56일이었습니다. 자기가 상상한 최악보다도 더 걸린 겁니다.

왜 이렇게 빗나갈까

사람이 일정을 잡을 때는 그 일 자체를 들여다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단계를 떠올리고 각 단계에 걸릴 시간을 더하죠. 이걸 내부 관점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일을 들여다보는 방식과 지난 기록을 보는 방식의 차이
들여다볼수록 낙관적으로 보이고, 기록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이 방식이 방해 요소를 계산에 넣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다른 일이 끼어들고, 담당자가 휴가를 가고, 승인이 늦어지고, 예상 못 한 수정이 들어옵니다. 매번 다른 이유로 지연되기 때문에 미리 떠올리기가 어렵죠.

우리 생각지난번은 운이 나빴지. 이번은 다르지
반복되는 것다음에도 같은 폭으로 빗나가요

그런데 결과는 매번 비슷하게 늦습니다. 이유는 달라도 지연 폭은 반복돼요. 그래서 개별 이유를 예측하는 것보다 지난 기록의 평균을 보는 쪽이 정확합니다. 이걸 외부 관점이라고 합니다.

일정을 잡는 방법 바꾸기

가장 효과가 큰 변화는 단순합니다. 이번 일을 들여다보기 전에 비슷한 지난 프로젝트가 실제로 며칠 걸렸는지 먼저 찾아보는 것이에요. 그 값에서 시작하면 대개 훨씬 덜 틀립니다.

  1. 찾기비슷한 지난 일을 하나 꺼내기
  2. 확인계획이 아니라 실제 걸린 기간 보기
  3. 출발그 값에서 시작해 조정하기

그러려면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 계획 대비 실제 소요를 한 줄로 남겨두는 습관이 나중에 큰 자산이 되죠. 없으면 매번 감으로 돌아갑니다.

두 번째는 예상 기간을 적고 지난 평균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는 겁니다. 차이가 크면 왜 이번엔 다를 거라고 보는지 근거를 적어요. 근거를 못 적으면 조정해야 하고요.

예상 기간과 지난 평균을 나란히 비교하는 절차
감이 아니라 기록에서 출발하면 오차가 줄어든다

세 번째는 일정을 담당자 혼자 잡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 일은 낙관적으로 보이는데 남의 일은 상대적으로 정확하게 보이거든요. 한 명이 더 검토하는 것만으로 편차가 줄어듭니다.

고객에게 기간을 말할 때도 같습니다. 최선의 경우를 먼저 말해두면 그 숫자가 기준으로 굳어버려요. 나중에 늘리면 늦어진 것으로 읽히고, 처음부터 실제 평균을 말했으면 지켜진 것으로 읽힙니다. 같은 날짜에 끝나도 평가가 갈리는 자리입니다.

기록은 어디까지 남기면 될까

기록을 남기라고 하면 대개 회고 문서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필요한 건 두 숫자뿐이에요. 계획 며칠, 실제 며칠. 여기에 프로젝트 종류를 한 단어로 붙이면 끝입니다.

이렇게 열 건만 쌓여도 우리 조직의 지연 폭이 보입니다. 홈페이지 제작은 대개 계획의 1.4배, 유지보수 요청은 1.2배 같은 식으로요. 그 배수가 다음 견적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중간에 취소되거나 무기한 밀린 건도 같이 적어야 합니다. 끝난 것만 세면 잘 굴러간 프로젝트만 남아서 평균이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나오거든요. 통계에서 흔히 말하는 생존 편향이 여기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기록이 쌓이면 대화도 달라집니다. 감으로 다투는 대신 지난 열 건이 어땠는지를 놓고 이야기하게 되니까요. 누가 더 확신에 차서 말하느냐로 일정이 정해지는 상황이 줄어듭니다.

다만 조심할 것

버퍼를 무작정 붙이는 건 해법이 아닙니다. 앞서 다룬 파킨슨의 법칙처럼 여유를 주면 그만큼 일이 퍼지거든요. 두 배로 잡으면 두 배가 걸립니다. 정확히 잡는 것이지 넉넉히 잡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처음 하는 종류의 일에는 외부 관점을 쓸 참조 자료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작게 쪼개서 첫 구간을 먼저 해보고 그 속도로 나머지를 추정하는 편이 낫죠.

일정 초과를 개인의 문제로 다루면 다음부터 보고가 늦어집니다. 늦어지는 게 구조적 현상이라는 걸 전제로 두면, 문제를 일찍 알 수 있고요.

기록을 남기는 일도 부담이 되면 안 됩니다. 회고 문서를 길게 쓰라는 게 아니라 계획 며칠, 실제 며칠 두 숫자면 충분해요. 열 건만 쌓여도 우리 조직의 지연 폭이 보입니다.

다음 일정에서 해볼 세 가지

  1. 비슷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며칠 걸렸는지 먼저 찾아보기
  2. 예상 기간을 적고 지난 평균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기
  3. 일정은 담당자 혼자 잡지 말고 한 명이 더 보기

세 가지 다 '이번 일을 더 열심히 생각하기'가 아니라 바깥의 자료를 끌어오는 일입니다. 계획 오류가 생각의 부족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라서 그렇습니다.

이번은 다를 거라는 느낌은 매번 옵니다. 지난 기록을 먼저 보는 것만으로 그 느낌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출처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1979년에 이름 붙인 계획 오류.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 완료 시점을 물었더니 평균 예상은 34일, 최악의 경우 예상은 49일이었으나 실제로는 평균 56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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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획 오류란 무엇인가요?
사람이 자기가 할 일에 걸리는 시간을 반복해서 낮게 잡는 현상입니다.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1979년에 이름 붙였습니다. 경험이 쌓여도 잘 교정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논문 실험 결과는 어땠나요?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물었더니 평균 예상은 34일이었습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예상도 함께 물었는데 49일이었습니다. 실제로 걸린 시간은 평균 56일로, 자기가 상상한 최악보다도 더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빗나가나요?
일정을 잡을 때 그 일 자체를 들여다보기 때문입니다. 단계를 떠올리고 각 단계의 소요를 더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방해 요소를 계산에 넣지 못합니다. 다른 일이 끼어들고, 승인이 늦어지고, 예상 못 한 수정이 들어옵니다. 매번 다른 이유로 지연되기 때문에 미리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어떻게 추정하면 되나요?
이번 일을 들여다보기 전에 비슷한 지난 프로젝트가 실제로 며칠 걸렸는지 먼저 찾아보는 방식입니다. 이유는 매번 달라도 지연 폭은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에, 개별 이유를 예측하는 것보다 지난 기록의 평균에서 출발하는 쪽이 정확합니다. 이를 외부 관점이라고 합니다.
버퍼를 넉넉히 잡으면 해결되나요?
아닙니다. 여유를 주면 그만큼 일이 퍼집니다. 두 배로 잡으면 두 배가 걸리는 식입니다. 필요한 것은 넉넉히 잡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잡는 것입니다. 지난 기록에서 출발하면 그 자체로 지연분이 이미 반영돼 있어서 별도의 버퍼가 덜 필요해집니다.
참고할 기록이 없는 일은요?
처음 하는 종류의 일에는 외부 관점을 쓸 자료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작게 쪼개서 첫 구간을 먼저 해보고 그 속도로 나머지를 추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날 때 계획 대비 실제 소요를 한 줄로 남겨두면 다음부터는 참조할 자료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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