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에서 확실한 쪽이 더 멀리 간다
처음부터 모두를 겨냥하면 아무에게도 안 남습니다
'중소기업을 위한'과 '직원 10명 이하 제조업체를 위한'. 뒤쪽이 대상은 좁은데 문의는 더 옵니다.
좁게 시작한 브랜드들의 공통점
지금 전국구가 된 브랜드 중 상당수가 아주 좁은 범위에서 시작했습니다. 한 동네, 한 업종, 한 유형의 고객만 보고 출발한 경우예요. 처음부터 모두를 겨냥한 브랜드가 크게 성장하는 사례는 오히려 드뭅니다.
이유는 자원 배분에 있습니다. 시작 단계에서 쓸 수 있는 돈과 시간은 정해져 있어요. 그걸 넓게 펴면 어디에서도 존재감이 안 생깁니다. 좁게 모으면 그 범위 안에서는 확실한 1등이 될 수 있고요.
앞서 다룬 네트워크 효과와도 연결됩니다. 전국에 흩어진 100명보다 한 동네에 모인 100명이 훨씬 강해요. 밀도가 있어야 입소문이 돕니다.
좁히면 무엇이 달라지나
먼저 누구에게 파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그러면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써져요. '중소기업을 위한'보다 '직원 10명 이하 제조업체를 위한'이 훨씬 강하게 꽂힙니다.

다음으로 비교 대상이 사라집니다. 특정 조건에 딱 맞춘 서비스는 일반 서비스와 가격으로 비교되지 않아요. 값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생깁니다. 그 범위 안의 고객들은 서로 아는 경우가 많아서, 만족한 고객이 다음 고객을 데려와요. 넓게 퍼진 고객 사이에서는 이 연결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좁히는 방법
먼저 가장 잘 맞는 고객 한 유형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프로젝트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이 어떤 조건이었는지를 보면 답이 나와요.
넓게 갈 때
- 누구에게 파는지 흐리다
- 가격으로 비교된다
- 홍보가 흩어진다
- 기억에 안 남는다
좁게 갈 때
- 대상이 분명하다
- 값을 설명할 수 있다
- 홍보가 한곳에 모인다
- 고객이 고객을 데려온다
그다음 그 유형이 겪는 문제를 세 개만 고릅니다. 다 해결하려 하지 말고 셋에 집중해요. 홈페이지의 메시지와 사례도 그 셋을 중심으로 정리하고요.

가장 어려운 건 세 번째입니다. 나머지 고객에게 하던 홍보를 한 분기만 멈춰보는 것이에요. 매출이 줄까 봐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제로 해보면 대개 큰 변화가 없습니다. 넓게 뿌린 홍보는 원래 효과가 낮았기 때문이죠.
검색 관점에서도 유리합니다. 좁은 키워드는 경쟁이 적어서 상위 노출이 훨씬 쉬워요. 검색량이 큰 일반 키워드에서 열 페이지 뒤에 있는 것보다, 정확히 맞는 키워드에서 첫 페이지에 있는 쪽이 문의로 이어집니다.
좁힌다고 손님을 돌려보내는 건 아니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범위를 좁힌다는 게 다른 고객을 안 받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찾아오는 일은 그대로 받으면 됩니다.
좁히는 건 먼저 나서서 말을 거는 대상을 정하는 일입니다. 광고를 어디에 걸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누구 이야기를 쓸지, 사례를 어떤 순서로 놓을지. 이쪽을 정하는 것이지 문을 닫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는 좁힐수록 범위 밖 문의도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분야를 잘한다고 알려진 곳은 다른 분야도 잘할 거라고 여겨지거든요. 아무것도 안 정한 곳은 그런 짐작조차 안 생기고요.
다만 조심할 것
좁히는 것과 시장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은 다릅니다. 아무도 안 하는 이유가 수요가 없어서인 경우가 있어요. 좁히기 전에 그 범위에 실제로 고객이 몇이나 되는지 세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좁힌 상태를 영구히 유지하라는 뜻도 아닙니다. 그 범위에서 확실해지면 인접 영역으로 넓히는 게 다음 단계예요. 순서의 문제이지 최종 상태의 문제가 아니고요.
매출 구조도 봐야 합니다. 특정 업종에만 의존하면 그 업종이 어려워질 때 함께 흔들려요. 집중과 위험 분산 사이에서 어디쯤에 설지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좁히는 기준을 업종으로만 잡을 필요도 없습니다. 규모로 잡을 수도 있고, 상황으로 잡을 수도 있어요. '처음 홈페이지를 만드는 곳'이나 '5년 전에 만든 걸 손봐야 하는 곳'처럼요. 이쪽이 업종보다 오히려 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은 같은 걸 검색하니까요.
그리고 한 번 정했다고 못 바꾸는 것도 아닙니다. 반년쯤 해보고 문의의 결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면 됩니다. 안 맞으면 다시 정하면 되고요. 아무 데도 안 정한 채로 반년을 보내는 것보다는 훨씬 얻는 게 많습니다.
이번 분기에 해볼 세 가지
- 가장 잘 맞았던 고객 한 유형을 한 문장으로 적기
- 그 유형이 겪는 문제 세 개만 골라 첫 화면에 세우기
- 나머지 대상 홍보를 한 분기만 멈춰보기
첫 번째부터 막히면 그게 답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 아직 안 정했다는 뜻이거든요. 지난 계약서를 쭉 훑어보면 대개 한두 유형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게 겸손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디서 확실하게 이길지 먼저 정하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