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게 빠르다는 판단이 회사의 상한을 만든다
이번 한 번은 맞아요. 매번이면 상한이 되고요
설명하는 시간에 내가 하면 끝납니다. 맞는 말이에요. 이번 한 번은요.
설명할 시간에 내가 하면 끝난다
작은 회사에서 가장 흔한 판단입니다. 설명하는 데 20분, 내가 하면 10분. 이번 한 번만 보면 직접 하는 게 맞습니다. 계산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이 판단이 매번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매번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데 결과적으로 회사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총량이 대표 한 사람의 시간에 묶입니다.
사람을 뽑아도 성장하지 않는 회사가 여기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원은 늘었는데 판단이 한 곳에 몰려 있어서,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아무것도 안 굴러갑니다.
무엇이 묶이는 걸까요

문제는 이 판단이 매번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회사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총량이 대표 한 사람의 시간에 묶여요. 사람을 뽑아도 성장하지 않는 게 이것 때문이고요.
넘기는 것도 단계가 있어요
- 1단계같이 해요. 판단하는 걸 보여주고요
- 2단계먼저 하게 하고 검토만 해요
- 3단계결과만 공유받아요
왜 위임이 어려울까요. 단기 비용이 확실하고 장기 이득이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설명하는 20분은 오늘 확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고, 그 사람이 익숙해져서 돌려주는 시간은 언제 올지 모르는 이득입니다.
여기에 품질 걱정이 더해집니다. 내가 하면 확실한데 맡기면 다르게 나옵니다. 그래서 결과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다시 가져오게 되고, 그 순간 위임은 끝납니다.
그런데 위임의 핵심은 일이 아닙니다. 판단 기준입니다. 일만 넘기면 매번 물어보게 되고, 물어보는 시간이 쌓이면 결국 내가 하는 게 빠릅니다. 기준을 넘겨야 스스로 판단합니다.

무엇을 넘기고 있나요
일만 넘기면
- 매번 물어봐요
- 결정이 멈추고요
- 결국 다시 가져와요
- 위임이 실패해요
기준을 넘기면
- 스스로 판단해요
- 일이 굴러가고요
- 예외만 올라와요
- 위임이 자리 잡아요
위임은 일을 던지는 게 아닙니다. 판단 기준을 넘기는 일이에요. 어디까지는 알아서 하고, 어디부터 물어보라는 선을 정해주는 거죠.
단계를 나눠서 넘기기
한 번에 넘기려 하면 실패합니다. 세 단계로 나누면 훨씬 안정적입니다.
1단계는 같이 하는 것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판단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왜 이렇게 결정했는지를 소리 내어 설명하면 기준이 전달됩니다.
2단계는 먼저 하게 하고 검토만 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결과가 조금 다른 건 정상입니다. 여기서 되돌리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갑니다.
3단계는 결과만 공유받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시간이 실제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넘기기 전에 두 가지를 정해둡니다. 어디까지는 묻지 말고 결정하라는 선, 그리고 반드시 물어야 하는 경우 두세 가지입니다. 선이 없으면 다 물어보게 됩니다.
다만 조심할 것
모든 일을 넘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나 회사의 방향이 걸린 판단은 넘기면 안 됩니다. 위임의 대상은 반복되고 되돌릴 수 있는 일부터입니다.
그리고 위임과 방치는 다릅니다. 기준도 안 주고 맡긴 뒤 결과가 나쁘다고 탓하면, 그 사람은 다음부터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습니다.
처음 몇 번은 결과가 달라도 되돌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되돌리는 순간 실제로는 위임하지 않았다는 신호가 전달됩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넘기기 전에 이것부터
- 어디까지는 묻지 말고 결정하라고 선 그어주기
- 물어야 하는 경우를 두세 개만 구체적으로 적기
- 처음 몇 번은 결과가 달라도 되돌리지 않기
위임은 일을 던지는 게 아니라 판단 기준을 넘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들고, 그만큼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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