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드러커 말이 아니다
말한 사람도, 뜻도 다릅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드러커 명언으로 자주 인용되죠.
두 군데가 틀린 인용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경영 회의에서 자주 인용되고, 대개 피터 드러커의 말로 소개됩니다.
드러커 인스티튜트는 드러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의 저술 어디에도 이 문장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 누가 썼을까요. 이 문장을 실제로 쓴 사람은 품질경영의 대가 W. 에드워즈 데밍입니다. 다만 원문은 정반대입니다. 1993년 저서 『The New Economics』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 값비싼 미신이다.
뒷부분이 잘려나가면서 뜻이 완전히 뒤집힌 겁니다.
누가 한 말일까요

두 가지가 틀렸습니다. 드러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이 문장을 실제로 쓴 데밍은 정반대 뜻으로 썼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값비싼 미신이다
에드워즈 데밍 「새로운 경제학」 1993
데밍의 원문은 이렇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값비싼 미신이다."

앞만 남기면 뜻이 반대가 돼요
앞부분만 인용하면
- 재는 것만 관리한다
- 못 재는 건 뒤로 밀려요
- 숫자만 올라가요
- 정작 중요한 게 빠져요
데밍이 말한 대로면
- 못 재는 것도 관리한다
- 재는 건 판단의 재료일 뿐
- 숫자 밖도 본다
- 방향이 안 흔들려요
데밍이 걱정한 게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조직이 측정 가능한 것만 관리하기 시작하면 측정되지 않는 중요한 것들이 버려진다는 점이요.
그가 예로 든 것들이 있습니다. 고객 만족이 입소문으로 퍼지는 효과, 교육이 몇 년 뒤에 만드는 차이, 직원의 사기, 협력사와의 신뢰. 전부 숫자로 잡기 어렵지만 성과에 결정적입니다.
그래서 앞서 다룬 호손 효과와 이어집니다. 무엇을 재기 시작하면 그 숫자는 올라갑니다. 문제는 안 재는 것이 조용히 밀려난다는 점입니다. 데밍은 그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지 측정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닙니다.
뒷부분이 잘려나가면서 뜻이 뒤집힌 겁니다. 데밍이 걱정한 건 정확히 그거였어요. 못 재는 것은 없는 셈 치는 관리 말입니다.
지표를 볼 때 같이 물을 것
지표를 정한 뒤에 이 숫자에 안 잡히는 게 무엇인지 적어보는 것이 실용적입니다. 문의 건수를 지표로 잡았다면, 문의의 질과 계약 확률은 여기 안 잡힙니다.
그다음 숫자만 올리는 편법이 가능한지 먼저 상상해봅니다. 가능하면 그 지표는 위험합니다. 사람이 정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측정되는 방향으로 행동이 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못 재는 것 중 중요한 하나를 회의 안건에 넣습니다. 숫자가 없으니 논의로 다루는 겁니다. 안 다루면 없는 것이 됩니다.
웹 운영이라면 방문자 수는 재기 쉽고, '이 회사 믿을 만해 보인다'는 인상은 못 잽니다. 그런데 후자가 계약을 만듭니다.
다만 조심할 것
이 이야기가 측정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히면 정반대의 오해입니다. 데밍은 통계적 품질관리의 창시자에 가까운 사람이고, 평생 데이터로 일한 사람입니다.
그가 반대한 건 측정만으로 관리가 끝난다는 생각입니다. 숫자는 판단의 재료이지 판단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못 재는 것을 핑계로 아무것도 안 재는 조직도 흔합니다. '중요한 건 숫자로 안 잡힌다'는 말이 측정 회피의 명분이 되면, 그건 데밍이 말한 것과 다른 문제입니다.
이건 같이 물어요
- 이 숫자에 안 잡히는 게 무엇인지 적어보기
- 숫자만 올리는 편법이 가능한지 먼저 상상해보기
- 못 재는 것 중 중요한 하나를 회의 안건에 넣기
재는 것과 재지 않는 것을 같이 보는 게 데밍의 취지였습니다. 앞부분만 인용하면 정반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