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는 좋다는데 계약이 안 되는 이유 — 회사는 여럿이 산다
회사는 한 사람이 사는 게 아니거든요
담당자는 마음에 들어했는데 계약이 안 되는 경우가 있죠. 담당자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회사는 한 사람이 사지 않는다
B2B 영업에서 자주 겪는 상황이 있습니다. 담당자와 미팅이 잘됐고, 반응도 좋았고, 곧 진행하겠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그 뒤로 소식이 없습니다.
이유는 대개 담당자의 마음이 바뀌어서가 아닙니다. 회사가 무언가를 살 때는 여러 명이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연구에서는 이를 구매 의사결정 단위(DMU)라고 부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관여자가 늘어납니다. 우리가 만난 담당자는 그중 한 명이고, 대개 결정권자가 아니라 추천자입니다.
누구를 설득하고 있나요

회사가 뭘 살 때는 보통 여러 명이 관여합니다. 실무자는 쓰기 편한지를 보고, 팀장은 일정이 지켜질지를 보고, 재무는 금액과 근거를 보고, 대표는 이게 왜 필요한지를 봐요.
각자 다른 걸 봐요
- 실무자쓰기 편한가, 내 일이 줄어드나
- 팀장일정이 지켜지나, 사고는 없나
- 재무금액이 타당한가, 근거가 있나
- 대표이게 왜 필요한가
각자 보는 것이 다릅니다. 실무자는 쓰기 편한지, 자기 일이 줄어드는지를 봅니다. 팀장은 일정이 지켜질지, 사고가 나지 않을지를 봅니다. 재무는 금액이 타당한지, 근거가 있는지를 봅니다. 대표는 이게 왜 지금 필요한지를 봅니다.
우리가 담당자에게 한 설명은 대개 첫 번째 관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기능이 좋고 쓰기 편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담당자는 그 설명을 들고 사내에서 나머지 세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 자료가 없으면 담당자가 혼자 재구성해야 하는데, 대개 안 합니다. 바쁘기도 하고 우리 서비스만큼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논의가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제안서는 여기서 갈려요
한 명만 겨냥
- 기능 설명 위주
- 담당자는 이해해요
- 위에는 못 올려요
- 논의가 멈추고요
여럿을 겨냥
- 요약 한 장 포함
- 금액 근거 명시
- 그대로 보고할 수 있어요
- 결정이 진행돼요
한 사람만 설득하면 그 사람이 사내에서 대신 싸워야 합니다. 그 사람 손에 다른 사람을 설득할 자료를 쥐여주는 게 진짜 영업이에요.
제안서에 넣을 것
가장 효과가 큰 건 그대로 보고할 수 있는 한 장 요약을 맨 앞에 두는 것입니다. 담당자가 복사해서 위에 올릴 수 있는 형태여야 합니다. 무엇을, 왜, 얼마에, 언제까지가 한 장에 들어가면 됩니다.
두 번째는 금액의 근거를 항목별로 적는 것입니다. 재무 담당자가 보는 건 총액이 아니라 이 금액이 왜 이 금액인지입니다. 항목이 나뉘어 있으면 검토가 통과됩니다.
세 번째는 도입 후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숫자로 한 줄 넣는 것입니다. 대표가 보는 건 기능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문의 접수 처리 시간 절반' 같은 문장 하나가 결재를 움직입니다.
그리고 담당자에게 누가 최종 결정하는지를 직접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실례가 아니라 도움이 됩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궁금해할지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심할 것
담당자를 건너뛰고 윗선에 직접 접촉하는 것은 대체로 역효과입니다. 담당자가 배제됐다고 느끼면 내부에서 반대편에 섭니다. 자료를 주는 것과 대신 설득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모든 거래에 이 구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소규모 회사에서는 대표가 실무자이자 결정권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관여자를 과대평가하면 불필요하게 복잡한 제안서가 됩니다.
관여자가 많다고 자료를 무한정 늘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긴 문서는 안 읽힙니다. 한 장 요약과 상세 자료를 나누는 게 답입니다.
제안서엔 뭘 넣을까요
- 그대로 보고할 수 있는 한 장 요약을 맨 앞에 두기
- 금액이 이 금액인 이유를 항목별로 적기
- 도입 후 뭐가 달라지는지 숫자로 한 줄 넣기
한 사람만 설득하면 그 사람이 사내에서 대신 싸워야 합니다. 그 손에 무기를 쥐여주는 게 실제 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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