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은 좋음의 적이다 — 어디서 멈출 것인가
볼테르가 지은 말은 아니고 소개한 속담이에요
볼테르가 철학사전에 이탈리아 속담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더 나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다."
볼테르가 소개한 이탈리아 속담
"완벽은 좋음의 적이다"는 볼테르의 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히는 그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소개한 말입니다.
볼테르는 1770년 『철학사전』의 한 항목에서 이탈리아 속담 Il meglio è l'inimico del bene를 인용했습니다. '더 나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다'라는 뜻입니다. 그가 인용하면서 널리 퍼졌고, 이후 그의 말처럼 굳었습니다.
원문의 '더 나은 것(meglio)'이 번역을 거치며 '완벽'으로 바뀌었습니다. 뜻이 크게 어긋나지는 않지만, 원래는 더 개선하려는 시도를 가리켰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더 나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다
볼테르 「철학사전」 1770 · 이탈리아 속담 인용
지금은 "완벽은 좋음의 적"으로 더 알려져 있죠. 볼테르가 지어낸 말은 아니고, 그가 인용하면서 퍼졌습니다.

무엇이 발목을 잡을까요
완성도를 낮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좋은 상태에 이미 도달했는데도 더 다듬느라 내놓지 못하는 구간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들이는 시간과 좋아지는 정도
- 0 → 70%조금만 해도 눈에 띄게 좋아져요
- 70 → 90%시간이 배로 들고 차이는 줄어요
- 90 → 100%대부분의 시간이 여기서 쓰여요
- 그동안고객 반응은 하나도 못 받아요
완성도에는 수확체감이 뚜렷합니다. 0에서 70%까지는 조금만 해도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70에서 90%는 시간이 배로 들고 차이는 줄어듭니다. 90에서 100%에는 대부분의 시간이 여기서 쓰입니다.
그런데 그 구간에서 얻는 개선은 사용자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드는 사람만 보이는 차이입니다.
더 큰 손실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동안 고객 반응을 하나도 못 받습니다. 내놓지 않으면 무엇이 틀렸는지 알 수 없고, 다듬는 방향이 맞는지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90%를 100%로 만드는 데 쓴 시간이 엉뚱한 곳을 다듬는 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내놓는 시점을 정하는 법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시작할 때 무엇까지 되면 공개할지를 적어두는 것입니다. 만들다 보면 기준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올라가기 전에 적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공개 날짜를 먼저 잡고 그 안에 담는 것입니다. 앞서 다룬 파킨슨의 법칙과 같은 논리입니다. 날짜가 없으면 완성도가 시간을 다 씁니다.
세 번째는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항목을 미리 골라두는 겁니다. 홈페이지라면 서브 페이지 일부, 블로그 초기 글 수, 세부 애니메이션 같은 것들입니다. 어디는 대충 해도 되는지를 정해두면 마감이 지켜집니다.
그리고 열어놓고 고치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반응이 있어야 어디를 고칠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조심할 것
'완벽은 좋음의 적'이 대충 해도 된다는 면죄부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70%도 안 된 상태로 내놓고 이 말을 인용하는 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영역에는 적용하면 안 됩니다. 결제 처리, 개인정보 취급, 계약 문서, 보안 설정이 그렇습니다. 여기서는 완성도를 끝까지 올리는 게 맞습니다.
판단 기준은 앞서 다룬 것과 같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은 빠르게,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은 신중하게. 홈페이지 문구는 언제든 고칠 수 있고, 유출된 개인정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건 정해두세요
- 무엇까지 되면 공개할지 시작할 때 적어두기
- 공개 날짜를 먼저 잡고 그 안에 담기
-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항목을 미리 골라두기
홈페이지도 그렇습니다. 열어놓고 고치는 편이 안 열고 다듬는 것보다 대개 낫습니다. 반응이 있어야 어디를 고칠지 알 수 있으니까요.
완성도를 낮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미 충분히 좋은데 못 내놓고 있는 구간이 있다는 뜻입니다.